시들어가는 화훼수출…일본 내수침체·엔저 여파
입력 : 2022-08-03 00:00
수정 : 2022-08-02 10:56

백합 등 수출액 10년전의 20%

재배면적 줄며 산업 ‘위기론’

aT “공동물류센터 운영하고

말레이시아 등 대상국 넓힐 것”

화훼류 수출액이 10년 전보다 5분의 1 수준으로 급감한 것으로 드러났다.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식품수출정보(KATI)에 따르면 지난해 화훼류 수출액은 1656만달러로 2012년(8396만달러)보다 80% 이상 줄어들었다. 수출량 역시 1350t으로 2012년(8357t)의 6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특히 국내 화훼류 수출 주력 품목이었던 백합·장미·국화 수출이 10년 전에 비해 크게 줄었다.

백합은 2012년 수출액 3009만달러를 기록했지만 지난해 405만달러에 그쳤고 장미는 2012년 2714만달러에서 지난해 117만달러로 급락했다.

국화 수출액 규모 역시 2012년 976만달러에서 지난해 73만달러로 쪼그라들었다.

이같은 급격한 화훼류 수출 감소 원인으로 관계자들은 주력 시장인 일본의 내수시장 침체를 꼽았다.

절화수출통합조직인 케이플로라의 정창호 대표(경남 김해 대동농협 조합장)는 “지리적으로도 가깝고 화훼 소비문화가 활성화돼 있는 일본이 우리나라 꽃 수출의 주력 시장이었는데 일본 내수시장의 침체로 수출이 급격히 줄었다”고 진단했다.

aT는 또 일본의 내수시장 침체와 엔저(엔화 약세) 현상 심화 등과 더불어 수출 부진 원인으로 국내 화훼산업의 침체를 꼽았다. 꽃 소비 부진으로 생산액과 재배면적이 계속 줄어들어 화훼산업이 전반적으로 위축되며 수출 동력을 잃게 됐다는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가 매년 발표하는 화훼재배현황에 따르면 2012년 화훼류 재배농가는 9450곳, 재배면적은 6428㏊였는데 2020년 재배농가는 7069곳, 재배면적은 4299㏊로 각각 25%·33% 줄었다.

이기성 한국백합생산자중앙연합회장은 “해외 수출이 계속해서 줄어드는 가운데 인건비와 유류비 등이 모두 올라 농가는 화훼농사를 유지할 수 없을 정도로 어려운 실정”이라고 하소연했다.

장미 유통·수출 전문업체 로즈피아의 신훈 마케팅부 과장은 “생산비가 많이 들고 수익성이 좋지 않아 장미농가들이 파프리카·토마토 등으로 품목 전환을 많이 했다”며 “10년 전 전주지역에 장미농가가 20곳 정도 있었다면 지금은 두세곳밖에 남지 않았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aT는 침체한 화훼 수출을 회복하기 위해 케이플로라를 중심으로 수출 유망 품종 재배·선도 유지·시장개척 등을 통해 품질을 높여 수출 활성화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aT는 수출 유망 품종을 발굴·육성해 이를 재배농가에 보급·생산하고, 선적항 인근 공동물류센터를 운영해 콜드체인(냉장유통시스템)으로 꽃을 유통해 신선도를 높이고 상품성을 개선할 계획이다.

또 말레이시아·싱가포르 등 신규 시장 개척을 통해 일본 시장 의존도가 높은 화훼 수출 구조를 다각화해 수출 활성화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aT는 덧붙였다.

김성국 기자
 

댓글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