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의 눈] 백합 수출 활성화를 위해
입력 : 2022-09-02 00:00
수정 : 2022-09-01 10:29

20220901090823238.jpg

우리나라 화훼류 수출은 2011년을 기점으로 계속 감소했고 최근 코로나19 확산과 수출 주력 시장인 일본의 경기침체, 엔화 약세로 더욱 악화됐다. 더불어 코로나19로 항공 운송과 선박 수출 등 수송 중단, 물류비 폭등으로 화훼류 수출은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특히 백합 수출은 2011년 3300만달러에서 최근 500만달러 수준으로 크게 감소했다. 여기에는 수입 종구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네덜란드산 백합 종구의 검역문제도 한몫했다. 네덜란드산 종구의 로도코커스 세균 등 병충해 검사가 2017년 12월 현지 검역에서 도착지 검역으로 변경되면서 많은 양의 종구가 폐기됐기 때문이다. 백합농가에서는 수출용이나 내수용 작형을 적기에 맞출 수 없어 재배규모를 줄이거나 다른 작물 등으로 전환하는 사례가 많았다. 검역문제로 제때 물량 출하가 어려워지면서 수출 실적이 크게 줄게 된 것이다.

백합 특성상 내수용으로 몰리면 국내 시세는 하락하면서 농가에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또 각 지방자치단체는 이전에 백합 등 수출 작목에 지원을 했으나 이제는 대부분 예산을 크게 삭감한 상태다. 농가들은 지원이 급격히 줄어 품목 경쟁력을 키우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백합생산자중앙연합회에서는 2021년부터 자체적으로 로즈릴리 계통의 겹꽃 백합이나 수출 유망 품종을 선정해 농가에 보급했다. 수출 유망 품종을 키우기 위해 지역별 적응성 시험재배 등 수출 작목 품종 발굴에 힘을 쓰고 있으나 전반적인 화훼류 침체 상황에서는 역부족이다.

정부는 2024년부터 수출물류비 지원을 중단할 예정으로 지원 비율도 매년 낮추고 있다. 특단의 대책이 나오지 않으면 앞으로 백합 수출은 더욱 쪼그라들 것이다. 백합뿐 아니라 화훼류 수출에 대한 새로운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수출농가는 줄고 내수시장 홍수출하로 꽃값 하락은 피할 수 없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에서 중·장기 발전 전략을 마련해 국내 육성 품종 발굴에 힘써야 한다. 현재 백합자조금에서 일정 농가에 적응성 시범재배사업을 시행하고 있는데 사업 지역과 농가수를 크게 늘릴 수 있도록 정부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 또 제반물류비 등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해 백합과 더불어 화훼류 수출을 지속적으로 추진해나가야 한다.

이러한 노력이 뒷받침돼야만 우리나라 화훼산업이 2011년처럼 수출 1억달러를 돌파하고 농가의 소득 작목으로 발돋움할 것이다. 정부의 적극적인 정책 지원과 산업계·학계·연구계가 같이 노력해야만 화훼산업이 하나의 큰 수출산업으로 도약할 수 있다.

이기성 (한국백합생산자중앙연합회장)
 

댓글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