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람] “사회와 이웃 도움 덕분에 성공…이젠 기부로 보답할 차례”
입력 : 2024-01-08 00:00
수정 : 2024-01-08 05:00
[이사람] 농민 ‘아너 소사이어티’ 이기성씨 <전북 완주> 
대학졸업 후 40년간 화훼농사 
구근연부병 방제 기술 등 개발 
2007년 신지식농업인 선정돼 
지난해 12월 1억원 기부 약정
이기성 청운농원 대표(오른쪽 두번째)가 전북 완주군청에서 유희태 완주군수(〃세번째) 등이 참석한 가운데 전북 신지식농업인 최초로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에 가입하고 있다.

“생각해보면 40년간 무탈하게 농사를 지을 수 있던 것은 다 주변의 따뜻한 도움 덕분입니다.”

농촌에서 1억원을 기부 약정해 지역사회를 훈훈하게 만든 ‘신지식농업인’이 있어 화제다. 주인공은 전북 완주에서 40년간 백합·튤립·칼라 등 화훼농사를 지어온 이기성 청운농원 대표(67). 한길만을 달려온 이 대표는 지난해 12월18일 전북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찾아 1억원을 기부 약정해 전북 신지식농업인으로서는 첫번째로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이 됐다. 전북지역 101번째 회원이며, 완주에서는 3번째다.

아너 소사이어티는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1억원 이상을 기부했거나 향후 5년 이내 납부를 약정하는 개인 고액 기부자 모임을 말한다.

이 대표의 기부는 주위에서 받은 사랑에 반드시 보답해야 한다는 평소 소신에서 비롯됐다. 이 대표는 대학 졸업 후 농업에 큰 뜻을 품고 완주군 봉동읍으로 이사했다. 화훼 전업농으로 1만4876㎡(4500평) 면적에서 백합과 칼라 같은 구근식물 농원을 일구는 데 성공했다. 특히 이 대표는 꽃에 색을 입히고, 구근 연부병을 방제하는 기술을 개발해 생산성을 높였다. 2007년에는 농림부(현 농림축산식품부) 신지식농업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아울러 새로운 재배기술을 필요로 하는 곳에 아낌없이 알려줘 이웃과의 상생을 도모했다.

한국새농민회 전북도회장과 완주군 농정기획단장, 한국백합생산자중앙연합회장을 맡고 있는 이 대표는 평소 지역의 소외이웃을 위해 꾸준히 봉사활동을 해왔다. 특히 농사로 성공하면서 어떤 식으로든 사회에 이바지하고 싶다는 생각을 품게 됐다. 평소 나눔을 실천하던 이 대표는 70세부터 기부를 시작할 생각이었으나 가족의 든든한 응원 속에 3년 일찍 실천하게 됐다.

아내 김은홍씨(61)도 그의 기부를 자랑스러워했다. 김씨 역시 여성로터리클럽·지역농협 등에서 수십년간 봉사를 하며 지역사회에 보답할 길을 함께 모색해왔다. 아버지를 따라 농업에 투신한 아들 이강훈씨(33)도 “아버지를 보며 농업으로 성공해 어려운 이웃을 도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앞으로 더 열심히 땀 흘려 아버지처럼 아너 소사이어티에 가입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혼자서 이룰 수 있는 것은 하나도 없다”며 기부의 당위성을 설명했다.

“농사도 마찬가지예요. 주변에서 일손도 도와주고, 때론 선배들이 농사법도 알려줬기 때문에 성과를 낼 수 있지 않았겠어요. 기부는 돈을 많이 벌어야 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내가 사회와 이웃으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기에 기부로써 돌려주는 겁니다. 앞으로도 꾸준히 기부하면서 조금이라도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보겠습니다.”

완주=박철현 기자 korea@nongm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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